
프롤로그: 밤을 가르는 그림자한밤중, 조선 시대의 한양 거리. 초승달이 희미하게 밤하늘을 밝히는 가운데, 기와지붕 위를 조용히 가로지르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얼굴은 하회탈로 가려져 있고, 날렵한 몸놀림으로 기왓장을 밟고 지나간다. 도둑이라면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지만, 그는 오히려 우아하고 태연하다. 마치 밤이 자신의 무대라도 되는 것처럼.그의 이름은 ‘월영’(月影), 달 그림자처럼 사라진다는 뜻을 가진 도둑이었다. 그러나 그가 훔치는 것은 단순한 금은보화가 아니었다. 그가 노리는 것은 탐관오리들이 백성에게서 빼앗은 부정한 재물뿐이었다. 하회탈을 쓰고, 밤마다 부패한 자들을 응징하는 그는 백성들 사이에서 ‘탈을 쓴 의적’이라 불렸다. 하회탈을 쓴 이유월영이 하회탈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