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전란 전후 식재료 수급의 대격변키워드: 임진왜란, 식량난, 구황작물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한반도 전역의 농경 기반이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전투가 벌어지던 논밭은 불타거나 발목 깊이 진흙에 묻혔고, 농기구와 곡물 비축고는 왜군의 약탈과 화마로 대부분 사라졌다. 특히 쌀 생산량은 전쟁 이전의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고, 유교적 관례로 왕실과 양반가에 우선 배급되던 양곡마저 부족해져 서민들은 극심한 기근에 시달렸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조정과 향촌 유림, 그리고 일부 선비들은 중국·일본을 통해 구황작물을 도입했다. 먼저 전라도와 충청도 저지대에서 발육이 잘되는 **고구마(天薯, 당시 표기)**와 감자(芋藿, 토란저로도 불림) 재배 기술이 퍼졌다. 이 작물들은 척박한 산간과 습토에서도 잘 자라고..